광합성 데이
봄이 왔다. 이제 창문에 붙여둔 뽁뽁이를 떼고 식물들이 목말라했을 광합성을 시켜준다.
창문을 통해 초록초록한 빛이 방 안으로 들어오니 집이 훨씬 예뻐보인다.
신사역에서 삼각지역까지 한강따라 산책을 했다.
너무 고단한 나머지 와인 한 잔만 하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삼각지역 근처에는 예쁜 와인바들이 많은데
예전부터 궁금했던 와인바 '파브'에 가봤다. 창가에 앉으니 노란 전봇대 불빛이 들어와서 마치 노을지는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파브에서는 보통 와인은 취급하지 않는 것 같고, 네추럴 와인만 있는 것 같다. '오렌지 와인' 이라는 것도 있어서 궁금했지만,
보틀로 마실 만큼 주당이 아니기 때문에 간단하게 하우스 레드와인 한 잔과 '망고쨈 치즈 플레이트'를 주문했다.
사실 네추럴 와인은 한 번도 입에 맞은 적이 없다. 묵직하고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는데,
내가 마셔본 네추럴 와인은 대부분 질감이 가볍고 시큼한 맛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마신 하우스 와인은
적당히 묵직하고, 시큼한 맛은 거의 안 났다. 그리고 기분 좋을 정도의 단 맛이 나는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었다.
치즈 플레이트도 훌륭했다. 올리브가 아주 신선했고 치즈 종류도 다양했는데, 특히 레이스처럼 썰려 올라간 하얀 치즈는
혀에 올리면 따끔따끔한 듯한 자극이랄까 좀 매운 듯한 맛이 나서 특이했다. 망고 잼은 퓨레 형태가 아니라 망고 과육이 씹히는
투명한 잼이었는데 치즈에 찍어먹으면 잘 어울렸다.
다음날 아침 공부를 하러 아침 열시 쯤 도착한 합정 앤트러사이트.
합정 앤트러사이트는 매장이 크고 테이블도 넓찍해서 오랫동안 앉아 작업하기 좋다. 이 날도 아침 일찍 갔는데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너티 크림 커피와 파베 초콜릿, 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내 입맛에 너티 크림 커피는 너무 달고 느끼했다. 커피는 반샷 정도만 들어가는 것 같았다. 잠을 깨기엔 부족..
그래도 아침 일찍 나왔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하루 2만보를 걸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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