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만 일할거야. 가볍게 외출할거야 (feat . 클로드가 다 해)

요즘 저는 노트북 없이 핸드폰 하나만 들고 나가서도 개발 업무가 굴러가게 만들어놨습니다.
정확히는 코워크(Cowork)랑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엮어서, 제가 할 일은 핸드폰으로 "이거 해줘" 요청하고
결과 확인하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 반복적인 작업과 1차 검증은 자동으로 돌아가게 세팅한 거예요.
이 글에서는 이걸 왜 하게 됐는지, 실제로 어떻게 세팅했는지, 세팅한 뒤로 뭐가 편해졌는지 —
그리고 여전히 제가 직접 해야 하는 부분까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시작하게 된 이유 (feat. 어깨 결림)
저는 개발자다 보니, 어딜 외출하든 "혹시 일해야 할 일이 생기거나, 일하기 좋은 스팟을 발견하면 바로 앉아서 처리해야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맥북을 늘 들고 다녔어요. 이게 n년째 습관이라 사실 어깨가 좀 안 좋아졌습니다.
심지어 저희 언니는 제가 맨날 커다란 백팩 들고 다니는 걸 보고 신경질 낼 정도였습니다.
"아니 오늘 놀려고 만났는데 왜 백팩 들고와!?"
놀러 나가는 날까지 이럴 필요는 없었다는 거 저도 압니다.. 그런데도 습관이라는 게 무서워서 잘 못 버려지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제가 실제로 하는 일의 대부분이 "코드를 한 줄 한 줄 직접 치는 것"보다
"뭘 고칠지 판단하고, 방향을 정하고, 확인하는 것"에 가깝다는 거였어요.
그렇다면 그 판단과 확인을 핸드폰에서도 못 할 이유가 없겠다 싶었고, 그때부터
"노트북 없이, 핸드폰만 들고 나가서도 일이 굴러가게 만들자"를 목표로 지금 쓰는 방식을 세팅했습니다.
세팅해보자
핵심은 코워크(Cowork)와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역할 분담시켜서, 저는 핸드폰으로 코워크만 붙잡고 있어도 실제 코드 작업은 클로드 코드가 알아서 돌아가게 만드는 것입니다.
1. 핸드폰에 클로드 앱을 설치합니다.
2. 핸드폰 앱과 클로드 코드를 연동시킵니다.
컴퓨터에서 돌고 있는 클로드 코드 세션에 핸드폰 앱으로도 접근할 수 있게 묶어두는 과정이에요. 한 번만 해두면 그다음부턴 핸드폰에서 그냥 앱을 켜기만 하면 됩니다.


3. 코워크에 "클로드 코드에게 보낼 작업 요청서"를 씁니다.
저는 이 요청서 맨 끝에 항상 "완료보고" 항목을 넣어둡니다 — 뭘 바꿨는지, 테스트는 어떻게 했는지, 커밋했는지, 병합해도 되는지까지 정리해서 남기라는 거예요.

4. 클로드 코드가 요청서대로 작업하고, 그 완료보고를 아티팩트(문서)에 씁니다.
저는 이 단계를 지켜보고 있을 필요가 없어요. 클로드 코드가 알아서 작업하고, 다 끝나면 그 결과를 문서 하나에 정리해서 남겨둡니다.

5. 작업이 끝나면 저는 코워크에 "완료보고 확인해줘"라고만 말합니다.
그러면 코워크가 그 아티팩트를 열어서, 완료보고에 적힌 내용이 실제 코드 상태와 진짜 일치하는지 직접 확인해요.
확인이 끝나면 — 이건 제가 미리 시켜둔 규칙인데 — 그 완료보고 내용을 아티팩트에서 지워서 용량을 정리하도록 해뒀습니다.
저는 결과만 보고받으면 되는 거죠.

6. 그날 저녁, 클로드 코드가 그날 한 작업을 옵시디언 작업일지에 정리해서 써 넣습니다.
이건 전에 다른 글에서도 한 번 다룬 적 있는데, 그날의 기능 추가/버그 수정/결정 사항이 알아서 쌓입니다.
정리하면 "저 → 코워크(핸드폰) → 클로드 코드(실제 작업) → 코워크(검증) → 저"로 순환하는 구조예요. 제가 직접 손대는 부분은 요청서를 쓰는 것과, 다 됐는지 확인해달라고 한마디 던지는 것뿐입니다.

세팅한 후 얼마나 편해졌는지
일단 가장 티 나는 변화는 — 이제 그 강박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폰으로 일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신발도 제가 원하는 신발, 가방도 제가 들고 싶은 가방을 들고 어디든 나가요. 노트북을 넣을 필요가 없어지니 가방 선택의 자유도가 확 넓어진 거죠. 그러다가 좋은 카페를 발견하면, 커피 마시면서 핸드폰으로 일합니다. 카페에 앉아서든 이동하는 지하철에서든 핸드폰으로 "요청서 하나 던지고 결과 확인"만 하면 되거든요. 이게 너무 좋습니다.
더 크게 느낀 변화는 사실 이거예요 — 제가 일일이 검수할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예전엔 뭔가를 고쳐달라고 시키고 나면, 결국 제가 코드를 다시 열어서 "진짜 맞게 했나" 확인하는 과정이 따로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 확인 자체를 코워크한테 맡겨뒀습니다. 클로드 코드가 "다 했다"고 보고하면, 코워크가 그걸 실제 코드/커밋 상태와 대조해서 진짜인지 검증까지 하고 저한테 요약만 넘겨줘요. 저는 그 요약만 읽고 "병합해" 또는 "이건 좀 더 봐야겠다" 정도의 판단만 하면 됩니다. 판단할 거리만 남고 확인할 거리는 줄어든 셈이죠.
그래도 여전히 내가 직접 해야하는 것
물론 이 방식이 모든 걸 대신해주는 건 아니에요. 몇 가지는 여전히 제가 직접 해야 합니다.
- E2E 테스트는 직접 눈으로 봐야 합니다. 테스트 자동화는 최대한 해뒀지만, 자동화된 테스트가 다 통과했다고 해서 화면이 실제로 예쁘게 나온다는 보장은 아니더라고요.
- 가끔 화면 UI 에러가 남습니다. 텍스트가 잘리거나, 버튼이 살짝 밀려있거나 하는 것들은 코드상으로는 "정상"이어도 실제 화면에서 봐야만 잡히는 문제라, 이건 결국 제가 폰이든 컴이든 화면을 직접 열어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완전히 손을 놓는 방식이라기보다는, "판단과 최종 확인은 제가, 그 사이의 반복적인 작업과 1차 검증은 자동화"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마무리
그래도 결론은 너무 편하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어깨결림이 사라졌어요 — 이게 생각보다 진짜 중요한 변화.
그리고 밖에서 볼일을 보면서 동시에 제 할 일도 같이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든, 카페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든, 핸드폰 하나로 "작업 요청 → 결과 확인"이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이 정도로 편해지는 걸 알면서도 안 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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